"해도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 세계적 기업이라는 것을 이용해 중소기업들은 아예 살지 말라는 겁니까."

국내 대형 휴대폰 제조사들에서 막대한 로열티를 거둬가는 퀄컴이 중소기업들 한테까지 원성을 사고 있다.

모바일솔루션 전문업체 씬멀티미디어(대표 데이비드 김)는 퀄컴이 시장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2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퀄컴은 이미 지난 4월 넥스트리밍(대표 임일택)으로부터 같은 이유로 공정위에 제소된 바 있다.

씬멀티미디어측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퀄컴이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에 원천칩을 판매하면서 부가 솔루션까지 끼워 팔기를 해 자신의 사업을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휴대폰에서 동영상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관련 솔루션이 필요한데 퀄컴은 칩을 판매하면서 이 솔루션을 끼워 팔고 있다"며 "칩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솔루션까지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 제품 판매가 원천 봉쇄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씬멀티미디어가 문제 삼는 솔루션은 'QTV 멀티미디어 솔루션'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아 재생하는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 대당 가격은 1천700원 선으로 국내시장 규모만 2천억원대에 육박한다.

씬멀티미디어는 2001년 이 솔루션을 개발해 삼성 LG 등에 제품을 공급해 왔지만 퀄컴이 2004년 뒤늦게 제품을 개발해 끼워 팔기를 한 이후로는 전혀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관련 솔루션을 제조하기 위해 CDMA 기본칩과 호환하기 위한 표준 규격을 알아야 하지만 퀄컴이 2004년 이후 관련 규격을 전혀 공개하지 않아 솔루션 제조마저 애를 먹고 있다.

씬멀티미디어 관계자는 "응용 소프트웨어를 무료 제공해 가격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퀄컴의 관련 시장 점유율은 100%에 가깝다"고 말했다.

퀄컴은 95년부터 국내 휴대폰ㆍ시스템 제조업체 등 CDMA분야에서 3조원에 이르는 특허료를 챙겼다. 하지만 비싼 로열티로 세계 곳곳에서 불만이 쏟아져나오고 있다.현재 EU, 인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WCDMA 및 HSDPA 시장에서 퀄컴 로열티를 낮춰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정수영기자 j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