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년된 팽나무 등 정비작업 부실.. 보존 취지 무색

보존이나 증식가치가 있어서 지정, 관리되고 있는 보호수가 당국의 관리소홀로 빠르게 훼손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3일 광양시와 지역민들에 따르면 관내 보호수중 일부에서 외과 수술을 한 지가 너무 오래돼 수술부위가 떨어져 나가고 태풍 등으로 가지가 부러지거나 벌어지는 등 급속하게 훼손되고 있다. 그러나 외과수술 등의 정비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보호수' 지정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지난 82년 12월에 지정된 옥룡면 율촌리 덕천부락의 수령 320년된 팽나무(나무둘레 5.2m,수고 15m)는 외과수술 이후 수술부위와 목피사이가 벌어지고 하얀버섯까지 곳곳에 자라나 수세가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 이 나무는 큰 가지가 땅에 넘어지지 않도록 철파이프 6개로 지주를 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 마을에 사는 이 모씨(74)는 "2~3년전부터 외과수술을 한 곳의 큰 가지가 벌어지고 버섯이 피어나고 있는데 이제 너무 많아 잘라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진월면 망덕리 28번지에 소재한 450년생 팽나무도 수년째 외과수술부위가 떨어져 나가 목피가 벌어지면서 빠르게 썩어 들어가고 있으나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이 외과수술이 필요한 보호수는 10여주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 최모씨(45)는 "수백년된 보호수가 썩거나 말라 죽지 않도록 지정된 보호수에 대해서는 애정을 갖고 철저하게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올해 4800만원을 들여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외과수술과 주변정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양 관내에 지정된 보호수는 현재 느티나무 87주, 팽나무 20주, 푸조나무 9주, 서나무 6주, 모과 1주, 이팝 1주, 상수리 나무 1주, 은행나무 1주, 돌배나무 1주, 왕버들 1주 등 총 131주다.

광남일보 사회2팀 gnib@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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