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국내 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물량이 공급계획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목표한 연간 50만가구 주택 공급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 10대 건설사들이 올들어 이달 현재까지 전국에 분양한 아파트 물량은 총 4만4528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이들 10개사가 연초에 계획한 9만3822가구 대비 47%에 불과한 수치다.

올해 민간건설업체 중 가장 많은 1만4471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던 대우건설이 11월 현재까지 33%인 4778가구를 공급하는데 그쳤고 삼성물산은 연초 계획의 32%인 3448가구만 분양했다.

또 롯데건설은 2157가구, 금호건설(1374가구), 포스코건설(828가구), 현대산업개발(4천278가구)은 연초 대비 각각 16%, 25%, 28%, 40%를 공급했다.

반면 GS건설은 11월 현재까지 가장 많은 9532가구를 분양해 계획(1만1585가구) 대비 82%를 달성했으며 대림산업이 6963가구(뚝섬 주상복합 제외)로 79%, 현대건설이 7974가구로 66%, SK건설이 3196가구로 93%를 각각 분양했다.

10대 건설사들은 올 연말까지 2만3894가구를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지만 최근 불투명한 시장상황에 상당수 분양일정을 내년으로 늦춰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건설사들의 상황은 더 나쁘다.
연초 5000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던 우미건설의 실제 분양 실적은 천안 청수지구 724가구가 유일하다. 평택 청북과 대전 서남부지구는 앞서 공급한 경쟁사들의 분양률이 낮아 내년으로 넘어갔다.

남양건설도 올해 6개 현장 2911가구를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11월 현재까지 경기도 용인 타운하우스 49가구를 공급하는데 그쳤다. 이밖에 한화건설은 올해 서울 뚝섬 갤러리아 포레 230가구 한 곳만 분양해 연초 공급 계획인 2000여가구에 훨씬 못 미쳤고, 태영건설은 올해 아파트 분양이 아예 없었다.

이에따라 연간 전국 50만가구, 수도권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실제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11월 현재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에 들어간 아파트 물량은 공공, 민영을 통틀어 총 21만5538가구로 지난 한해 공급된 31만6549가구보다 10만여가구가 적은 물량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분양시장의 극심한 침체로 미분양이 쌓이면서 분양을 꺼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연초 공급 목표를 모두 달성한 건설사가 없을 정도로 시장 침체가 공급물량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박정미 기자 next@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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