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처음.. 농산물수출시스템 획기적 변화 기대
농민 고소득·유통법인 안정적 물량 확보 '윈윈'

전남에 외국인이 직접 자본을 투자한 농산물 유통법인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시스템으로 생산 농민은 높은 가격, 유통법인은 안정된 물량 확보가 가능해져 농산물 수출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전남도와 무역협회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일본 바이어 3명이 3억원의 납입자본금으로 농산물 유통법인을 조만간 설립해 전남지역 농산물을 일본으로 수출하게 된다.

현재 정관작성, 등기, 자본금 납입 등의 절차만 남겨둔 이 법인은 나주에서 본사를 두고, 광주와 서울에 각각 사무실을 차려 놓고 수출 업무를 보게 된다.

이 법인이 주로 취급하는 품목은 파프리카, 상추, 배추, 양파 등 채소류이며 법인 설립과 동시에 각 농가에 재배 자금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현지 판매망을 갖고 있는 이들 바이어들은 그동안 중국 농산물을 수입해 판매했었는데 각종 파동 때문에 한국산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바이어는 유통법인을 통해 전남산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게 된다. 특히 일본 바이어라 일본인 입맛에 맞는 '맞춤형 제품 생산'이 가능해져 반품 등의 우려도 배제된다.

또 생산자-수출업자-수입업자-현지 판매상-소비자로 이어지는 유통구조에서 수출업자와 수입업자 역할을 유통법인이 맡게 돼, 한 단계가 줄어드는 효과도 낳는다.

이처럼 일본 바이어들이 현지에 유통법인까지 설립하게 된 배경은 수출 계약을 해 놓고도 국내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 계약을 파기하는 관행 때문에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느껴 직접 매입하게 된 것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농민들은 유통구조가 줄어들어 판매가가 올라가고 법인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해져 전남지역 농산물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출을 하고 싶어도 수출 루트를 몰라 못했던 농민들은 이 법인을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외국인이 직접 자본을 투자해 설립된 유통법인은 전국 최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광주전남지부 관계자도 "아마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 농산물 수출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출 시스템이다"고 밝혔다.


광남일보 김현수 기자 cr2002@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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