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임혜선 기자] 구혜선이 자신만의 '명랑소녀' 이미지를 구축하며 안방극장에 컴백했다.

5일 첫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금잔디(구혜선 분)가 대한민국 1% 전용 사립 재단 신화고에 전학하는 과정과 F4와의 만남을 그려냈다.

구혜선은 지난 해 드라마 '왕과나'에서 폐비 윤씨 역을 맡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과 애절한 눈물연기로 호평받았다. 이런 그가 최근 경쾌하고 발칙한 이미지로 변신, 종전의 드라마 속 인물과는 차별화를 보여줬다.

구혜선이 '꽃보다 남자'에서 다채로운 표정을 선보이며 코믹 대열에 합류한 것.

이 날 방송에서 금잔디는 세탁된 교복을 배달하러 갔다가 우연히 집단 따돌림 당하던 신화고 학생을 구하며 일약 시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집단 따돌림으로 신화고 이미지가 나빠지자 신화고 이사장은 궁여지책으로 시민 영웅 금잔디의 전학을 결정했다.

서민 금잔디는 귀족학교 신화고 전학 이후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겉돌지만 특유의 정의감 만큼은 굽히지 않으며 당당하게 생활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금잔디는 허세와 사치에 찌든 초부유층자제 F4 멤버들의 행패를 방관하지 못하고 잡초근성을 드러내며 정면으로 맞서다 F4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 하지만 특유의 잡초같은 강인함으로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그렸다.

구혜선은 자신과 다른 사고와 생활 방식을 갖고 사는 신화고등학생들과 살아가는 잔디의 모습을 원작 만화의 느낌을 잘살려서 연기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꽃보다 남자'은 구혜선의 유쾌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현실감 없는 설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국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으나 '꽃보다 남자'은 피렌체의 장인이 만든 구두를 시작으로 뷔페식 점심 식사와 최고급 교복을 등장시키는 등 현실과 배치되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구혜선의 연기가 현실감 없는 이야기를 반감이 아닌 희망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만들지에 대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꽃남'에서 잔잔하게 흘러 나오던 삽입곡은 이날 드라마와 절묘하게 매치되며 드라마의 성가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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