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가 서울 중앙지검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뜨거운 진위공방이 다시 시작됐다. 실제 미네르바가 맞느냐며 의아스러운 반응이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주선)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게시판 '아고라'에서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활동해 온 박모(31)씨를 긴급체포해 조사에 들어갔다.

박씨는 당초 증권사에 근무했고 해외체류 경험이 있다고 밝혔던 것과 달리 별다른 직업이 없고, 경제학에 관한 지식도 독학으로 얻은 것이 전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증권가는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증권사 직원은 "이번에 잡힌 미네르바가 지금까지 경제토론방에서 활동해 온 미네르바가 맞느냐"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증권사 직원도 "절대 믿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전에 정보당국이 50대라고 발표한 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체포된 미네르바가 진범이라고 가정할 경우에도 검찰이 도가 지나친 체포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부에서 환율 방어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이 체포까지 할 만한 사안이었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애널리스트는 "혹시나 했는데 막상 미네르바가 사실과 다르게 비전문가 집단으로 인터넷이란 공간을 이용해 선량한 다수의 사람들에 피해를 준 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인 원이이겠지만 전혀 지식이 없는 사람의 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피해보고 당황해 하는 것을 보면 익명을 핑계로 인터넷 공간에서의 무차별적인 댓글은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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