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와 관련, 검찰이 효성건설의 60억~70억원대 비자금 조성 정황을 잡고 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문무일)는 최근 효성건설에서 성격과 용처가 불분명한 자금 명세가 적힌 수첩을 발견했으며 이를 조사하면서 비자금 60억~70억원이 만들어진 단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효성건설이 대형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년 동안 자재비 등을 과다계상하는 수법으로 문제의 자금을 축적한 것으로 보고 비자금 조성 경위 등을 확인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회사 관계자 등을 통해 효성그룹 차원에서 이 자금이 조성됐는지, 조석래 그룹 회장이 비자금 조성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중이며 조성된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송형진 효성건설 전 사장을 수차례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12일 효성중공업PG 김모 전무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무는 지난 2000년 당시 사장이던 이모씨와 공모해 효성이 한국전력에 가스 개폐식 절연장치 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일본 현지법인을 통해 부품 수입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300억원을 과다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무와 이씨를 공범으로 보고 있으나 이씨가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는 등 건강 상태가 나빠 김 전무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 2월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효성물산의 일본 현지 법인이 2000년께 한국전력에 수입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납품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200~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용의 수사 의뢰를 받고 최근까지 관련 실무급 간부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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