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고유영역인 담배로 소송을 당하게 됐다.이에 따라 담배로 인한 피해 소송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경기도는 지난 13일 담배 제조사인 KT&G에 담뱃불 화재로 재정손실을 입고 있다며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민간인이나 공공기관을 통틀어 담배 제조사를 상대로 화재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송대리인측은 “화재에 안전한 담배를 만들지 않고 있는 담배 제조사로 인해 경기도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입은 재정손실만 794억원에 달한다”며 “1차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제기된 담배화재 소송

경기도가 KT&G를 상대로 ‘담뱃불 화재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소송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경기도는 “KT&G가 2004년께부터 미국 등 외국에 화재안전담배를 제조해 수출하면서 국내에는 고의로 화재위험이 높은 일반담배를 판매해왔다”며 “화재안전설계를 채용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 이를 채용하지 않아 안전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제조물책임법에 근거해 국내 시판 담배의 ‘설계상 결함’ 여부를 따지는 것으로 이로인한 화재피해의 책임을 제조사에 지울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지난 2002년 7월 시행된 제조물책임법은 제조업자가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해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사람에게 배상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제조물 결함에는 제조, 설계, 표시 등 3가지가 있는데 경기도는 화재안전기능을 갖추지 않은 담배를 ‘설계상 결함’이 있는 제조물로 보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책임두고 공방 치열할듯

지금까지의 판례는 설계상 결함 여부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소송이 원고인 경기도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법원은 설계상 결함요건을 제품의 특성, 용도, 제조물에 대한 사용자의 기대, 예상되는 위험,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사용자의 위험회피 가능성, 대체설계 가능성 및 비용, 설계의 장단점 비교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경기도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담배의 화재방지 기능을 채용하지 않은 것만으로 제조사에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비해 KT&G는 과거 판례를 근거로 ‘예상되는 위험 및 위험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에 무게를 두고 변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KT&G측은 “담뱃불 화재는 소비자에게 직접 원인이 있다”며 “담뱃불 화재의 책임이 제조사에 있다는 주장은 자동차 매연피해의 책임을 자동차사나 정유사에 지우려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말했다.


소민호 차장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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