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공간 확보ㆍ차단 놓고 '자리다툼'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이명박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 대책위원회(이하 용산 대책위원회)'가 예고한 사고 이틀째 저녁 7시 촛불집회를 2시간 여 앞두고 벌써부터 경찰과 시위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고 현장 집회를 차단하려는 경찰측과 집회 장소를 미리 확보하려는 용산 대책위원회 측이 서로 자리를 확보해 놓기 위한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
　
참사 이틀째인 21일 사고 현장은 3시까지만 해도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조문이 이뤄졌다.
　
그러나 오후 3시30분께 경찰들이 기동버스를 현장 주변 1차선에 빽빽히 배치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시위대가 모이지도 않았지만 경찰이 10대가 넘는 경찰버스로 현장 주위를 에워싸자 사망자 애도 분위기는 긴장과 불안감으로 급변했다.
　
오후 4시가 조금 지난 시간 용산 대책위원회가 기자 회견을 진행하는 도중 경찰버스가 사고빌딩 바로 앞 횡단보도를 점거하자 분위기는 최고조로 험악해졌다.
　
일부 조문객들과 시위대들뿐만 아니라 횡단보도를 건너가기 위해 기다리던 시민들까지 합세, 경찰버스를 몰아내기 위해 버스를 두드리고 직접 기동버스 운전자에게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경찰버스는 시민들까지 나서 항의하자 잠시 횡단보도에서 물러나는 듯 했지만 다시 횡단보도를 점거했다.
　
이에 화가 난 시민들과 시위대들이 "살인경찰 물러가라"며 유리창을 두드리며 더욱 거세게 항의하자 일부 기동경찰이 투입돼 버스를 에워쌌고, 그 이후에야 경찰버스는 횡단보도에서 물러났다.
　
경찰은 용산 시위를 불법집회로 규정, 시위 공간을 만들어 주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20일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촛불집회에서도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할 가능성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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