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애용해온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정보·기술(IT) 업계가 환영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IT 업계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약속한데다 블랙베리 사용을 고수할 방침을 밝혀 침체된 IT 분야의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블랙베리폰은 무선 이메일 송수신이 가능해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유세 당시부터 애용, '인터넷과 친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한 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참모들이 해킹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자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송수신하는 일을 아예 포기해 버린 반면 오바마는 이메일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포천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메일 보안 시스템을 강화해 계속 이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IT의 본거지인 실리콘밸리에 특별한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무선통신 기기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IT 업계의 신기술 개발 의욕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라고 포천은 설명한다.

인텔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저스틴 라트너는 "한 국가의 지도자가 외부 통신 시스템을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라트너는 "오바마 대통령은 IT 세대라고 할 수 있다"며 "이전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세대로서 IT가 모든 정책에 적용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전력 및 에너지 문제 등 주요 정책은 IT 기술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어 기술 개발에 한층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T 기업들이 더욱 환영하는 것은 오바마가 블랙베리와 더불어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페이스북'과 메시지 송수신 사이트인 '트위터' 등의 계정을 삭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라트너는 IT 세대인 대통령과 달리 미 행정부 고위 관료들 대부분이 여전히 '종이 세대'의 속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이 IT 기술 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