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김부원 기자]MBC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한다.

MBC는 2일 오전 엄기영 사장 주재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급변하는 방송 시장 환경과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구조조정 시행은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 시장의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프로그램 경쟁력 우위를 지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이에 대해 MBC 측은 "구조 조정안은 조직개편에서 인력 감축, 급여 삭감 등에 이르기까지 전사적이고 전 부문에 걸친 것"이라며 "우선 전체 조직을 IMF 직후 때보다 더 강도 높은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작지만 강한 조직을 모토로 핵심 역량과 콘텐츠 중심의 미래형 조직을 설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구조와 제도의 대폭적인 쇄신도 이뤄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중 의무 안식년제를 도입하고 대규모의 명예퇴직도 실시되며, 장기 인력 수급계획에 따라 2015년까지 현재의 인력을 20% 가량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MBC는 "인건비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성과 연동급제를 확대해 상여 상당 부분을 연말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하기로 했다"며 "각종 복리후생비도 잠정 중단하거나 지급 한도를 대폭 줄일 방침으로, 인건비 조정을 통해 절감되는 비용은 콘텐츠 제작에 투입해 명품을 만드는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력 우위를 위한 프로그램도 혁신도 이뤄진다.

뉴스, 시사교양 프로그램에는 공정성과 정확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은 창의적 재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조직과 인력을 재배치하겠다는 계획. 이와함께 퇴출시스템을 함께 도입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프로그램은 생존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MBC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MBC는 "구조 조정만으로는 위기 상황 극복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미래의 신성장 동력과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며 "곧 전사적으로 참여하는 '미래전략위원회'를 만들어 달성 가능한 로드맵 작성에 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IPTV와 디지털 케이블 TV를 통한 수익 증대가 기대되는만큼 MBC 역시 신규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며, 국내 자본과의 합작과 세계적인 미디어그룹과도 전략적 제휴를 모색할 방침이다.

이번 구조조정안과 관련해 엄기영 사장은 "구조조정 시행과 관련해 뼈를 깎는 아픔이 뒤따르겠지만 내부개혁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MBC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며 "전 사원의 적극적인 고통 분담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부원 기자 lovekb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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