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에서는 뉘우치는 척 하다가 경찰서에 돌아오면 농담을 자주 하는 등 강은 '쇼'의 명수"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을 면담했던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범죄분석팀 프로파일러들은 3일 강이 자신의 범행을 책으로 출판해 아들이 인세라도 받게 하겠다고 한 진술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강이 허풍을 떠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범죄분석팀은 2년여 전 경기서남부 연쇄실종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프로파일링을 통해 '호감 가는 인상에 차량을 소유한 30대 남성'으로 범인의 특성을 압축, 검거에 일조했다.

범죄분석팀은 강을 상대로 지난달 31일과 2일 두 차례에 걸쳐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PCL-R)를 실시했고, 그 결과 강은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점수가 나왔다.

범죄분석팀은 "강은 죄책감이 없고 슬픔의 감정을 모르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며 "두 차례에 걸쳐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를 한 결과 강은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27점과 28점이 나왔다"고 밝혔다.

PCL-R은 20개 질문 문항으로 진행되며 문항마다 0-2점이 부여돼 모두 40점 만점으로 친다. 미국의 경우 20점 이상, 우리나라는 24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범죄분석팀장 이상훈 경위는 "강은 잘못을 피해 여성에게 돌리며 엉뚱한 자기방어를 하고 있다"며 "희생자 가족과 관련한 질문에 자신이 슬퍼해야 하는 건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강씨의 여죄를 추궁하고 강씨가 골프장에 묻었다는 시신을 찾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간 열흘 중 현장검증을 하는 데에만 이틀이 소요됐다"며 "폐쇄회로TV(CCTV)를 확대해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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