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4일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지난달 20일 용산참사 사건 당일 무전기를 켜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수사본부는 이날 김 청장이 검찰의 질의서에 이 같이 답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질의서에서 "진압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별도의 지시를 하지 않았다"며 "휴대전화로 작전의 시작과 끝을 보고하는 통화 외에 무전기 등 다른 장비로 진압현장과 교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김 청장은 지난달 19일 오전부터 진압이 종료된 20일 오전까지 자신이 보고받거나 수행한 역할 등에 대해 명시한 '용산 재개발 철거 현장 화재사고 사실관계 확인서'를 같은 달 31일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3일 오후 김 청장에게 A4용지 1~2페이지 분량의 서면질의서를 보냈고 김 청장은 하루 만에 A4용지 5장 분량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이는 사고 발생 당시 청장실에 무전기를 두고 실시간으로 작전상황을 점검했는지 등 추가로 확인할 사항이 있다는 검찰의 요구로 이뤄졌다.

그러나 검찰은 이 서면질의와 답변이 김 청장에 대한 형사책임과는 관련 없이 사건 진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라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MBC PD수첩이 3일 밤 용역업체 직원이 참사 전날인 지난달 19일 망루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PD수첩은 용역업체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POLICIA'라고 쓰인 사제 방패를 들고 20일 경찰 특공대의 뒤를 따라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검찰은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또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경찰에 형사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고 보고 경찰, 소방당국, 용역업체 직원 등 관련자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6일 오전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발표 시점까지 PD수첩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면 추후에 이 부분만 별도로 수사결과를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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