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불황에 따른 수요 침체로 자동차 업계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미국시장에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에서'휸다이(Hun-day)'로 잘못 불리고 있는 '현대'의 정확한 발음을 알리기 위해 지난 1일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 경기 중간에 300만달러를 들여 2편의 광고를 내보냈다.

현대차는 황금시간대인 슈퍼볼 경기 중간에 편성한 이 광고로 미국인들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초, 현대차는 자사 차량을 구매하고 1년 내에 직장을 잃거나 사업장이 문을 닫을 경우, 또한 건강상의 문제로 운전을 못하게 되면 차량을 되사준다는 일명 '현대 보증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현대차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인 '현대 보증 프로그램'은 구매한 차량의 가격과 상관없이 최고 7500달러까지 보상해준다는 조건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발표한 후 미국 현대차 대리점에는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달 미국의 신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급감한 반면 현대차의 판매량은 14.3% 상승, 미국 시장 점유율은 전월에 비해 2배나 뛰었다. 이 가운데 대당 2만달러인 소나타의 판매량은 무려 85%나 치솟았다.

차량정보 제공업체인 에드먼드닷컴의 제레미 앤윌 최고경영자(CEO)는 "그들(현대차)은 현대차에 관심없던 사람들마저 주목하게 했다"며 타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의 판매 담당 부사장인 데이비드 주코스키는 보증 프로그램에 들어간 비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자동차 판매량 증가에 비하면 무시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또 지난달 중반, 1만5000~2만달러 정도의 낮은 가격대에 고급형 세단 제네시스를 발표하면서 또 한번 재미를 봤다. 이에 대해 NYT는 지난달 열린 세계 4대 오토쇼 중 하나인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제네시스가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도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한 몫 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작년에 혼다, 닛산, 크라이슬러를 앞질러 세계 5위 자동차 메이커에 등극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의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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