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앞으로 대학에 들어갈 때 성적순으로 잘라 학교에 들어가는 입시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교육 없는 학교'로 유명한 서울 덕성여중(교장 김영숙)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입제도나 교육제도가 바뀌면 아마 초·중·고등학교도 훨씬 더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지 않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당장 수능 성적이 떨어져도 앞으로 잠재력 있는 학생을 대학이 뽑아야 한다"며 "1점도 아니고 영점 몇 점으로 떨어지고 하니 이걸 너무 인위적으로 하니까 문제다. 이것 때문에 대학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예전에는 없는 집 아이들도 열심히 해서 됐는데, 요즘은 사교육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고 부모의 경제력하고 비례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있는 사람들은 비싼 과외공부를 받아 좋은 성적 갖고 대학 가는데, 사교육 받지 못하는 아이와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또 "세계적인 나라, 살기 좋은 나라, 존경 받는 나라가 되려면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사교육을 없애는 것, 그게 말로 되는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가 해줘야 한다"고 공교육 정상화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실시로 사교육 제로를 선언한 덕성여중 사례를 언급, "교장 선생님 노력의 결과도 되지만 거기에 따라준 선생님, 그걸 믿어준 학부모의 노력"이라고 격려하고 "먼저 앞장서서 이런 노력을 해주니 고맙다. 이렇게 하는 학교가 좋은 학생 만들어내고, 좋은 학교도 보내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관심을 두고 해 나가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저는 잘하려고 하는 학교를 지원해줘야 한다"며 학교별 차등 지원 의사로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똑같이 한다고 평준화 교육이라고 하는데 같은 지역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봤다"며 "이렇게 공교육을 잘하는 학교를 더 지원해야 한다. 똑같이 지원하면 안 된다. 이제까지는 학교가 잘하려는 노력을 별로 안 했는데, 이제 학교가 좀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경쟁하면 훨씬 공교육이 살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이날 현장을 방문한 덕성여중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사교육없는 학교로 유명하다. 학부모를 설득, 학원에 나가는 자녀를 '방과후학교'에 참여시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통상 행정업무만 하는 교장까지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교직원들이 오전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열의를 다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졸업생까지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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