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등 시중 6개 은행 지난해 대손충당금 6조7916억원 달해
'올해 대비하자'...선제적 대응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파른 하강속도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급속 확산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부실화 우려에 대비하고자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쌓은 충담금 규모는 7조원에 육박했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와 산업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은행들이 대규모 대손충당금 쌓기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의 주도로 최근 1차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건설사 16개 중 12개 업체에 대한 금융기관 전체 여신규모는 42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올해 위기 상황을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 등 시중 6개 은행들이 지난해 쌓은 대손충당금은 총 6조7916억원에 달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108억원에 그쳤다. 이 은행은 건설ㆍ조선사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전입액 4209억원을 포함해 자산증가에 따른 순증가분과 향후 경기침체를 선반영한 보수적 충당금 적립으로 분기중 1조1391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건설사 여신이 가장 많은 우리은행은 더 보수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선반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건설ㆍ조선업 등 부실화 가능성 있는 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 1조6027억원 적립,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법인세 비용이 1941억원 증가하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과감하게 비용처리를 했다.
　
지난해 3분기 장외 외환파생상품인 키코계약을 체결한 태산LCD와 관련해 대손충당금 2507억원을 쌓으면서 8년만에 분기 적자를 낸 하나은행은 4분기 대손충당금 4955억원을 쌓았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쌓은 총 충당금은 1조2092억원에 달한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2월말 대손충당금 4423억원을 쌓아. 작년 총 8772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선반영했다.
　
기업은행도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1조2377억원 쌓았고, 외환은행도 7257억원을 쌓았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산업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대손충당금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선제적 충당금 정책이 올해 부담을 덜게 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헌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침체와 산업 구조조정 지속에 따라 대손충당금 증가가 예상되는 현 상황에서 선제적 충당금 정책을 통해 올해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은 것보다 총여신에 대비한 충당금이 중요하다"고 "올해 기업이 경영정상화가 되면 대손충당금을 환입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대응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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