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보이고 있는 엔화 가치 상승세는 국내증시에 '악(惡)' 보다는 '약(藥)'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영증권은 20일 최근 엔화강세의 의미를 되짚어 보며 한국시장에서는 특히 전기전자와 철강 업종을 중심으로 엔화강세의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애널리스트는 "엔화 가치 상승이 아시아시장의 투자매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고, 특히 엔화강세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한국으로의 외국인투자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밝혔다.

최근 주식시장과 다르게 엔화가치는 안전자산 선호의 일환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불거지는 가운데 실물경제 위기상황에서 엔케리트레이드 자금이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일본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한국에서 일본업체와 경쟁구도를 갖는 IT, 철강 등의 업종에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집중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외국인들은 수출위주의 경제를 영위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기업 중에서 환율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한국기업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엔화강세가 글로벌증시에는 악영향을 미칠지라도 수출사업 중심인 한국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마련해 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는 "일본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세를 점유할 수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 등 업종에대한 관심이 유효하다"며 "앞으로 엔화가치가 소폭 하락한다 하더라도 최근 달러대비 15% 하락한 원화가치와 달러대비 20% 상승한 엔화 가치를 비교해보면 한국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유인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엔화강세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에 대해서 그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현 수준으로만 유지 된다면 엔화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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