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상황과 관련, "잘 활용하면 수출 동력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과천청사에서 열린 제4차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의 근간인 수출 분야를 지속적인 점검해야 한다. 금년 경상수지가 흑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이 1516원까지 오르는 등 지난 1998년 이후 10년 만의 최고수준을 기록했지만, 경상수지 흑자를 위해 정부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자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환율 상황에 대한 물음에 “지금은 시장은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지 않냐”고 반문하는 등 정부 개입을 최소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윤 장관은 또 "동유럽 국가의 채무불이행 가능성과 미국 자동차 산업 파산 위험성, 부실 은행 국유화 논란에 이어, 최근 이틀간 미국 뉴욕증시도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우리는 기존에 마련한 (위기관리) 대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대내 불안 요인을 안정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시장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해 상황 변화에 신속히 대처해 불확실성과 불안 요인을 해소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 태국 푸껫에서 열린 '아세안(ASEAN)+3' 특별재무장관회의와 오는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 등과 관련해선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국내 금융시장 안정과 경제 회복에 힘이 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3월 위기설'에 대해선 "1분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일본계 은행 차입금의 규모가 20억달러도 되지 않는다. 채권시장에 들어와 있는 규모도 전체 외국인 자금 중 0.6%, 주식시장의 자금 규모도 2%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3월 위기설'은 정말 근거 없는 루머다. 그런 인식을 모두가 같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윤 장관은 전날 조석래 전경련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 내용을 거론, "그동안 규제완화 방안이 많이 나왔는데 기업 활동에 장애가 되는 건 없는지 잘 점검해야 한다"면서 "재계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추가적인 규제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기업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고용과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윤 장관은 “이달 말까지 추경 편성의 골격을 마련하고, 주요 산업별 위기대응 및 구조조정에 대비한 제반 법?제도를 조속히 정비한다면, 금융시장의 과도한 급변동성도 점차 진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회의에선 ‘갈수기 낙동강 수질관리대책’과 ‘녹색뉴딜 사업재조정 추진현황’ 등이 논의됐다고 재정부가 전했다.

이와 관련, 윤 장관은 “지금 세계 각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대규모 재정지출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도 최근 추경 편성을 추진하면서 노후화된 도로·교량 등의 보수 및 교체 등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오늘 확정되는 ‘녹색뉴딜 사업 재조정 방안’에 따라 각 부처는 신속하게 세부사업과 내역을 정하고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 효과가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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