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위스키업계가 위스키 소비 감소와 가격 인상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위스키업계는 현재 위스키시장의 침체 속에서 가격 인상이 결국 소비 저하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일 위스키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위스키업체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공급하는 발렌타인 17년산은 9%, 디아지오 코리아의 조니워커 블랙라벨은 평균 4.5% 각각 출고가격이 인상된다.

이에 따라 발렌타인 17년산 출고가격은 500㎖가 7만345원에서 7만6681원으로, 700㎖가 10만6920원에서 11만6545원으로 각각 9% 오른다.

또 조니워커 블랙라벨의 경우 1000㎖는 4만7190원에서 4만8620원으로 3.03%, 700㎖는 3만3880원에서 3만5310원으로 4.22%, 500㎖는 2만2990원에서 2만4200원으로 5.27% 각각 인상된다.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는 국내 위스키 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페르노리카 측은 "국내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고환율, 원자재 및 원액 가격 상승 등으로 발렌타인 17년의 가격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서 인상 요인이 지속적으로 누적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딤플과 J&B를 수입하는 수석무역도 현재 가격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주류공업협회 집계 결과, 지난해 연간 위스키 출고량은 모두 284만8485상자(1상자는 9ℓ)로 전년과 비교해 0.1% 감소했다. 특히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9월 -6.4%, 10월 -14.2%, 11월 -18.3%를 기록했으며 성수기인 연말에도 위스키 소비는 살아나지 않아 12월 소비량이 전년 대비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위스키시장이 회복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위스키 판매량은 21만7638상자로 지난해 같은기간 26만19상자에 비해 16.3%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고급 위스키로 알려진 '싱글 몰트 위스키'의 지난해 총 판매량이 4만372상자로 2007년 3만4116상자에 비해 18.3%나 성장했다는 점이다.

위스키업계는 이같은 트렌드를 살펴봤을 때 올해 고급 위스키 시장의 경우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VIP 등 일부 소비층에 대한 특화 마케팅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올해 점차 고급화되는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해 프리미엄 제품을 위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중국 등 해외시장에 대한 수출 증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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