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개막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기대됐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발표가 없자 추가경기부양 필요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망감이 역력하다. 시장에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경기부양 규모를 두배 가량 늘릴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같은 기대감은 전인대 개막식 전날인 4일 블룸버그통신이 전직 관료의 말을 인용해 '원 총리가 개막식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한 후 최고조에 달했다. 전세계 증시도 이에 따라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6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정작 원 총리의 발언 가운데 추가경기부양이란 표현이 없자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정부가 너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흥업은행의 루정웨이(魯政委) 수석애널리스트는 "2년동안 4조위안(약 900조원)을 투입하는 경기부양 규모는 중국 경제현실을 비춰볼때 부족한 수준"이라며 "정부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더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정부가 경기부양에 책정한 예산은 전체 4조위안 가운데 1조1800억위안으로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3조위안 가량은 지방정부와 은행, 민간기업의 몫이다. 하지만 대규모 예산 투입을 담당할 이들은 정작 중앙정부의 역할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자금투입을 주저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루 애널리스트는 "중앙정부는 재정적자 확대를 게의치 말라"고 주문하며 "중국 국채발행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불과하다. 이는 다른 개발도상국의 40%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의 중국 전문가인 프랭크 공 이코노미스트 역시 정부의 현 입장에 대해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공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정부 정책의 리스크가 크다"며 "중국 수출이 더 힘들어질 것이란 전제 아래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내수진작을 촉진하는 것이야말로 경제회복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중국공산당 정책연구소의 쩡신리(鄭新立) 부소장은 "정부가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나설때까지 일단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1ㆍ4분기 경제지표가 나오고 나서 추가 조치가 강구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추가경기부양을 찬성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자민 추가 경기부양에 대한 반대의 의견도 나온다.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추가로 자금을 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중국이 새로운 경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복지를 위해 지출을 늘려야한다"고 말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