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 선발을 확대하는 내용의 2010학년도 입시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각종 경시대회 성적은 입시성적에서 제외시켰으며, 특목고 특혜 시비를 줄이기 위해 일반고 학생만을 대상으로한 학업우수자전형을 확대하는 대학도 늘었다.

11일 발표된 주요 대학의 입시안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홍익대의 미대 실기고사 폐지안이다.

홍익대는 "제한된 주제와 소재, 기법에만 얽매이는 실기고사는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만 높일 뿐"이라며 2010학년도 입시에서는 자율전공 분야에 실기평가를 제외하고, 2013학년도에는 미대 전체 입시에서 실기고사를 폐지할 계획을 밝혔다.

실기고사 대신 미술 전문 입학사정관을 활용해 학생의 소질이나 잠재력 창의성을 중점적으로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고려대와 한양대 한국외대도 이날 2010학년도 입시에서 각각 전체 정원의 23.5%, 20%, 18.6%를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총 886명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는데, 이중 450명은 학생우수자전형으로 일반고 출신만을 대상으로 학교장 추천을 받아 심층면접을 통해 무시험을 선발한다.

한양대도 1031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며, 이중 학업우수자전형과 공학인재 전형 740명은 수능성적을 제외한 고교 학생부 만으로 뽑는다.

한국외대는 올해 입시에서 수시 2학기 모집의 특별전형(5개 전형) 대상 425명 전원과 정시모집 정원외 특별전형 대상 253명 등 678명을 입학사정관제 심사를 통해 선발한다.

건국대는 올해 입시에서 350명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고, 2011학년도 입시에서는 정원(3350명)의 30%에 달하는 1005명을 입학사정관 심사로 뽑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서울시립대 143명(7.6%) 동국대는 509명(17%) 경희대 365명(10.4%) 숙명여대 506명(22.2%)을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선발한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텍은 신입생 300명 전원을, 성균관대는 수시 1차 전형중 626명을 입학사정관 심사를 통해 선발하고, 카이스트는 150명(15~20%)을 일반고 학생들만 무시험 전형으로 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많은 대학들이 정부가 선진형 입학제도로 강조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입학사정관 전형'이라기 보다는 서류심사와 심층면접 단계에 입학사정관이 관여하는 정도다. 각 대학들이 해외 명문대와 입학사정관 교류를 계획하고 학내 입학사정관 연수제도를 계획하고 있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입학사정관이 양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올해 입학사정관제 도입 대학에 총 236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10곳은 선도대학으로 지정, 학교당 10~30억원을 차등지원할 방침이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