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계파싸움의 격전지로 지목된 경주 재보선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친이 정종복 후보와 친박 정수성 후보가 본격 대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친이계 견제가 노골화되고 있는 것.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양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에서, 당 공천을 받은 인사가 다시 무소속 후보에게 낙선할 경우의 후폭풍을 우려한 행보라는 평가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18일 불교방송에 출연해 정수성 후보가 당선후 한나라당에 입당하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 "선거구도를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발언이다" 고 선을 그었다.

안 사무총장은 "군에서 나라에 봉사하신 분이 정치를 시작하자마자 정치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 며 "책임 있는 후보로서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박이 무소속과 친박연대등으로 당선 후 복당한 전례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정책적 차원에서 통합의 의미로 정치적 결단을 내린 것이다" 며 "당선후 아직 입당 안된 사람도 있다, 개별 케이스로 당에 입당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박근혜 전 대표 뒤에서 친이,친박 대결로 몰고가는 듯한 모습을 공론화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며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의 전 대표로서, 큰 지도자의 한 분으로서 그렇게 가볍게 처신할 분이 아니다"라고 박 전대표의 행보에 미리 제동을 거는 모습이다.

따라서 경주 재·보선은 향후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에 좌지우지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친박연대로 나선 김일윤 전 의원이 정 후보를 누르는 등 경주는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직접적으로 미치는 지역이어서 그만큼 양 진영에서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말 박 전 대표는 주위의 우려속에서도 정 후보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바 있다.

일단 박 전 대표는 20일 경주에서 열리는 문중행사인 '춘분대제'에 불참입장을 밝혔다. 같은 날 정수성 후보가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져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정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도 공개적으로 정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박 전 대표는 20일 경주행을 접었지만 오는 30일 대구 경제 살리기 추진회위원회가 주최하는 '대구 의료·관광 특화 전략 대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총선 당시 지역구에서 활동하며 특별한 지원유세가 없어도 영남권에 불었던 박근혜 바람을 생각하면, 박 전대표의 대구 방문 자체의 의미도 이제와선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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