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생체분자의 구조변화를 1조분의 1초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초고속 분광법을 개발했다.

고려대 조민행 교수가 이끄는 다차원분광학 연구단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다차원분광학연구팀은 1조분의 1초의 짧은 시간 단위에 광학 이성질체의 구조변화를 규명할 수 있는 '초고속 시분해능 원평광 이색성 분광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지 19일자에 게재된다.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분자들은 독특한 구조의 비대칭성을 지니며 이런 구조적 특징을 광학 이성질성(optical activity 또는 chirality)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의약 물질은 광학 이성질성의 생체 분자인 단백질, 핵산 등과 결합하거나 반응하기 때문에 상보적인 광학 이성질성을 갖는다.

현재 이같은 광학 이성질성 분자의 구조를 규명하는 데 널리 사용되는 '원편광 이색성 분광 측정법(circular dichroism)'은 측정 시간이 수초에서 수시간 정도로 매우 느려 극히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단백질 접힘-풀림 현상, 단백질-핵산 결합, 생체 분자와 신의약 화합물간의 상호작용 등 대부분의 생물 화학적 현상을 관찰할 수 없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종래의 실험 방법 및 도구로 측정이 불가능한 극소 및 극초단 시그널을 증폭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개발한 광증폭 및 간섭 장비에 대한 원천적인 아이디어를 특허 출원 중이라고 밝혔다.

조민행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학문적으로는 생명 현상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의미가 있고 산업적으로는 신약 개발을 위한 의약물질 검색 장비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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