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배경화면을 '후'하고 불면 그림 속 촛불이 꺼지고 책장이 넘어간다. 게다가 다시 바람을 불면 사진이 찍힌다. 가볍게 '후' 한번 하면 게임도 할 수 있다.

팬택계열의 휴대폰 '스카이 후(IM-S410/S410K)' 제품에 대한 얘기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듯한 '바람 인식' 기능을 지닌 스카이 후 폰을 직접 써봤다. 먼저 스카이 후 폰의 디자인은 '슬림'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폴더로 구성된 이 제품의 앞면에는 네온사인 기능이 장착돼 있으며, 일체형 키패드를 사용해 보다 심플한 느낌을 주고 있다.

네온사인 기능은 휴대폰 앞면에 있는 49개의 LED가 빛을 내 만들어지며, 전화가 걸려오면 알람, 모닝콜 등 13가지 상황에 맞는 '아이콘'을 선택하거나 자신이 직접 아이콘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전화가 올 때는 수화기 모양의 아이콘을 네온사인이 표현해 주도록 할 수 있다.

2.6인치 크기의 액정은 보다 시원한 느낌을 준다. 특히 DMB 등을 시청할 때 편리하다. 일체형 키패드의 왼쪽 상단에는 바람을 인식하는 센서가 있다. 이곳을 향해 '후' 불면 바람을 인식한 다양한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 바람은 살짝만 불어도 인식하기가 쉽다.

바람 인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사진을 찍거나 사진첩의 사진을 넘기는 것도 바람으로 할 수 있다. 바람을 불면 사진이 찍히기 때문에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덜 흔들리는 편이다. 다만, 자기 스스로를 찍는 '셀카'를 찍기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사진첩의 사진은 바람을 불면 마치 잡지를 넘기는 듯한 모습으로 다음 사진으로 화면이 바뀐다.

바람에 따라 대기화면이 바뀌기도 한다. 하얗게 눈이 덮인 겨울 풍경의 경우, 바람을 불면 풍차가 돌면서 봄 풍경이 나타난다. 촛불이 켜져 있는 방의 배경은 바람을 불면 촛불이 꺼지고 책장이 넘겨지기도 한다.

또한 바람을 불어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연날리기 게임의 경우, 실타래를 상하좌우키로 조절하며 바람을 불어 연이 장애물들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카이후는 여느 스카이 제품들이 그렇듯 아기자기한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 글씨도 '광수체'를 비롯해 8가지를 지원, 원하는 것을 골라쓸 수 있다. 전자사전 기능은 급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배경화면의 단어장 설정 기능을 이용, 영어를 학습하는데 휴대폰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 제품은 2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으나 플래시는 지원하지 않는다. 최근 출시되는 휴대폰들이 대부분 콤팩트 카메라와 견줄만한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휴대폰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것에 이미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액정화면이 크기 때문에 DMB를 감상하는 데는 편리하지만 이어폰에 안테나 기능이 탑재돼 이어폰을 꼽지 않으면 DMB수신이 불편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배터리가 표준배터리와 대용량 배터리로 구성돼 배터리에 따라 각기 다른 뒷면 케이스를 맞춰 끼워야하는 것도 번거롭다.

아울러 바람인식 기능이 편리함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야외에서는 사진을 촬영할 때 원하는 순간이 아닌 상황에서 사진이 찍힐 수도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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