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이 컨설팅용역업체 선정, 한미캐피탈 부당인수 등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의 감사자료를 검찰에 통보해 박 전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불가피해졌다.

감사원은 26일 공개한 '공적자금지원 금융기관 운영실태' 자료에서 박 전 회장과 박모 전 전무 등 4명은 2007년 12월 우리금융지주의 컨설팅 용역업체 선정과 관련해 정당하게 1위로 평가된 업체를 선정하지 않고, 특정업체를 부당하게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은 당시 "A업체가 자문을 받는데 편하니 컨설팅업체로 선정하면 좋겠다"고 지시했으며, 우리금융지주는 A업체와 그룹 중장기사업 컨설팅과 관련 19억8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 2007년 8월 우리금융지주가 한미캐피탈을 인수하면서 박 전 회장은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매각사가 제시한 고가의 인수가격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금융지주는 한미캐피탈의 인수가격을 주당 최대 2만5000원으로 판단했으나, 박 전 회장의 지시로 인수의향서에 2만9900원을 제시해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인수의향서를 체결한 후에도 매각자가 가격인상을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여 3만2000원에 양해각서를 맺었다.

특히 우리은행 등이 반대했음에도 불구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이사회에서 비싼 가격에 대한 이사들의 우려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회장은 한미캐피탈 인수계약이 경쟁자가 없는 수의계약방식임에도 불구, 이사회에서 "가격문제가 마음에 걸려 이것저것 따져보고 여러 차례 질문도 해봤다. 여러 업체들이 경쟁을 한 결과로 가격이 비싸졌다"며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는 한미캐피탈을 최소 502억원 비싼 2711억원에 인수했다.

감사원은 박 전 회장과 박 전 전무의 부적절한 업무처리와 관련 형사책임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지난 25일 검찰에 수사자료로 통보했다.

조사대상에는 컨설팅 용역업체 선정 기준관련 문서와 평가표를 조작한 실무직원 2명, 한미캐피탈 인수자문을 부당하게 처리한 임직원도 포함됐다.

감사원은 또 수협이 천안ㆍ포항 등 4개 아파트 개발사업 관련해 부동산 개발금융(PF) 830억원을 대출하면서 사전환경성 검토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고 부적절하게 대출한 사실을 적발하고 주의조치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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