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방위 정관계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특이한 셈법으로 통큰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26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에 따르면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5000만원을 5000원, 1만달러를 1만원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수사팀은 박 회장 진술 조서를 작성한 후에도 추가로 진술 내용과 계좌 인출 액수를 맞춰보는 등 작업을 해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처음에 박 회장이 만원이라고 해서 1만원으로 생각했었다"며 "상당히 특이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한 계좌 추적이 가능한 수표를 제외하고 원화, 달러, 백화점 상품권, 운동화 등 다양한 수단으로 정관계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에게는 원화와 달러로 1억5000여만원을 건넸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태광실업의 고급 운동화를 이 의원 보좌관들에게 대량으로 건네는 등 다양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게는 50만원 백화점 상품권 200장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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