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은 그것(미사일)을 요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9일 AFP통신과 외신에 따르면 게이츠 장관은 이날 '폭스 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만일 어떤 미사일이 하와이를 향하고 있거나, 향해 날아오는 것처럼 보인다면 (요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현 시점에서 그러한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이 로켓 발사를 통해 대륙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려고 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지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고위 관료는 아무도 없다"며 "북한이 지금 당장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능력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장기적인 의도는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아마도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는 (그것에 대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장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 2월10일 미국 행정부 관리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요격준비 태세를 거론했던 때와는 상반된 것이다.

당시 그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준비를 계속한다면 이를 요격하기 위한 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가 북한의 로켓발사가 임박해진 시점에 "요격계획이 없다"고 언급한데는 불필요한 국제적 논란을 차단하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로켓 발사로 위장하려 했더라도 이 미사일이 알래스카에 도달할만한 사거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이 이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성공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칫 북한의 발사체가 인공위성으로 판명될 경우 미국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담을 덜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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