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금융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각) 영국 총리 관저에서 고든 브라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국제 금융위기 공조방안을 포함한 한·EU 협력, 양국관계 발전방안 등을 심도있게 협의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담과 관련, "상당 부분이 통역없이 진행됐다"며 "양 정상의 단독회담은 이번이 처음인데 구면의 지인처럼 화기애애한 기탄없는 대화가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두 정상은 우선 런던 정상회의가 세계경제 침체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개최되는 만큼 위기극복을 위한 구체적 합의 도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 이를 위해 G20 트로이카 의장국의 일원으로 이번 정상회의 합의 내용을 대내외적으로 충실히 이행하기로 했다.

브라운 총리는 우선 "춥지도 않고 최고의 날씨에 오셨다"고 인사를 건넸고 이 대통령은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끄시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브라운 총리는 이에 "G20 정상회의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지원이 필요하다. 의미있는 합의를 이루도록 도와달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보호무역주의와 관련, "세계무역을 살리려면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브라운 총리는 "공감한다"며 "세계경제를 살리려면 무역이 살아나야 한다. 특히 한국은 GDP의 70%를 무역에 의존하고 있지 않느냐"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런던 G20 정상회의 공동성명과 관련, "보호무역에 대한 강한 표현이 필요하다"며 "작년 워싱턴 1차 회의 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빠진 만큼 재정지출을 늘리는 데 합의가 필요하고 금융부실 채권문제에 대한 국제공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브라운 총리는 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부실금융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각 나라마다 방법이 다른 만큼 은행대출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는 공통의 원칙이 지켜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계기로 양자관계를 더욱 심화시켜 나가는 한편, 기후변화와 저탄소 녹색성장 분야의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보조를 같이 취하는 게 중요하다. EU가 북핵문제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고 브라운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다. 한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보조를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양국 청소년들의 활발한 교류를 위해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의 일종인 영국의 '청년이동제도(Youth Mobility Scheme)'에 대한 한국의 조속한 가입을 희망했고 브라운 총리는 이에 긍정적 검토 입장을 밝혔다.

런던=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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