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차별 최대 약점...국제법 기준상 근거 희박
-패널회의시 공동제소국 참여가능..패소시 모두 동일하게 개방해야
-"양자협의에서 타협안 이끌어내는 게 최선"

우리 정부 우려대로 캐나다가 쇠고기 수입 금지에 대해 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식 제소했다.

10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캐나다는 우리 정부의 캐나다산 쇠고기 및 쇠고기제품 수입금지 조치와 가축전염병예방법이 WTO협정에 위배된다며 이를 WTO에 제소했다. 캐나다는 제소의 첫 절차로 '양자협의'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협의 요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양자협의를 진행해야 하며 60일 이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캐나다는 WTO 패널설치를 요청할 수 있다. 패널이 설치될 경우 캐나다 외 다른 국가들도 모두 공동제소국으로 참가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가 패소할 경우 WTO로부터 받은 의무이행사항을 캐나다뿐 아니라 공동제소국에 대해서도 다 허용해야 한다.

캐나다 측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 모두 광우병 위험통제국이지만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하면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부당하게 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국제법적인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가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제한하는 기준의 근거가 희박하다"며 "미국과 캐나다를 차별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광우병으로 온 나라가 들썩했던 만큼 난감한 처지다.

모두 15번의 광우병이 발생한 캐나다는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받은 2007년 5월이후에도 3번이나 광우병 소가 발견됐기 때문. 같은 시기 통제국 지위를 받은 미국은 이후에는 광우병 소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나아가 연령제한 없는 캐나다산 쇠고기가 수입될 가능성도 있다. 국제수역사무국 규정에는 광우병위험통제국에 대해서는 광우병위험특정물질을 제거하면 교역이 가능하다고 돼 있어 우리의 30개월령 미만 쇠고기 수입조항이나 광우병 발병 5년이내 수입금지 등이 WTO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서진교 실장은 "WTO 제소돼 패널회의까지 가면 우리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공동제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패널이 형성되기 전까지 양자협상 등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해 내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WTO규정에 따르면 캐나다는 제소일로부터 60일이내에 패널설치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후 45일이내에 패널구성 완료 및 위임사항을 결정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7월말까지로 3개월가량밖에 없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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