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라는 카드를 빼들면서 민주당의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정 전 장관은 10일 당이 공천배제를 최종 확정하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지역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지역주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무소속 출마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전주 덕진 재보선은 정 전 장관과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김근식 경남대 교수간 집안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당내 주류, 비주류 싸움은 크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 공천에 찬성의견을 보인 당내 비주류 세력은 박연차 리스트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소환과 연계해 조기전당대회 소집을 통한 지도부 교체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이미 이종걸 의원등은 "이런 상황이라면 재보선 참패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며 "노 전 대통령의 색깔을 빼고 전면 쇄신해야 한다, 정 전 장관을 포함한 새로운 지도부를 앞세워야 한다"고 강경한 목소리다.
　
하지만 정 전 장관 공천배제를 확정한 당 지도부는 단호하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출마선언을 할때부터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없는 걸로 판단했다"며 "당의 판단이 존중돼야 하지 않나, 대통령 후보까지 한분이어서 그런 판단을 함께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설령 전주를 잃더라도 전국정당의 기치 아래 당력을 이번 재ㆍ보선의 초점인 인천 부평을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당내 한 관계자는 "지금 힘든 당에게 활로를 줘야지, 거꾸로 자기에게 활로를 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세균 대표는 부평에 승부를 걸고 있다,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 전 장관의 무소속 당선이 이뤄지면 이번에는 복당을 두고서 또 한번의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정 전장관이 무소속 출마해 당선되면 복당을 두고 또 한바탕 전쟁이 벌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편 정세균 민주당 민주당 대표는 10일 차기인 19대 총선에 자신의 호남 지역구 불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2년 자신의 지역구인 전남 진안·무주·장수·임실에 불출마하고 수도권 등에서 당 세력확장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정 전 장관의 전주 무소속 출마를 막으려는 당 지도부의 마지막 카드로 보인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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