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금융위원장이 무분별한 확장을 해왔던 대기업들의 자구노력을 주문했다.

주채권은행들의 대기업 재무구조 평가가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 금융당국 수장(首將)의 이같은 발언은 향후 대기업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진 위원장은 13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 조찬 강연에서 "대기업들이 지난 몇 년간 대기업들이 무리한 부분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은 기업들이 자구노력을 통해서 정리하고 가는 것이 국민경제와 금융회사의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면에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이같은 사실은 외환위기때 절절히 경험한 바 있다"며 "구조조정을 주도해야할 채권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대기업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대화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재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노력을 더 기울여 예전 외환위기 때처럼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진 위원장은 또 국책금융기관 민영화 문제와 관련, 산업은행은 기업금융(IB)을 모델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은행에 대해서는 민영화 자체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은행이 인수합병되고 문을 닫는 과정에서 가장 취약해진 것이 기업금융"이라며 "산업은행 민영화의 바람직한 방향이 있다면 그런쪽 모델을 가져갈 수 밖에 없지 않냐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업은행 민영화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봐야할 문제"라며 "기업은행이 있어서 그나마 금융위기에 이정도로 대응하는 것 이나냐는 문제제기도 있기 때문에 별도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 위원장은 또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현안해결에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되, 장기적으로는 시장불안 요인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이 있는 금융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부적격 금융회사는 시장규율을 통해 자연스럽게 퇴출될 것"이라며 "건실한 금융회사는 자율적 합병 등을 통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김준형 기자 raintr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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