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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벗어난 은행, 대부분 흑자 예상

최종수정 2009.04.13 12:39 기사입력2009.04.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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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은행들이 올 1분기에는 대부분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구조조정, 연체율 상승 등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 추세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증권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신한지주가 2617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뒤이어 KB금융이 2300억원, 우리금융이 1245억원, 하나금융지주가 815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외환은행은 1071억원, 기업은행 774억원 부산은행 453억원 대구은행 388억원 전북은행 68억원 등 상장된 주요 은행들도 모두 예상보다는 나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은행들의 실적 개선은 지난해 말보다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연체율 상승세도 주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우리은행 등은 보유하고 있던 기업들의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 자산 건전성을 높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도 은행에는 한 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을 줬다. 계속된 금리 인하는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은행의 기본 수익구조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하나은행의 경우 키코, KB지주의 경우 주식 처분 등 일회성 악재들이 많았다"면서 "이번 1분기는 환율도 안정됐고 주변 상황도 개선돼 은행들의 실적이 크게 호전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명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흑자를 시현할 것"이라면서 "중기 대출, 주택담보대출 순증 등 정부의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면서 국내 금융시스템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1분기 은행 실적 개선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게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 수수료 감소 등이 향후 은행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NIM 하락으로 인해 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수수료 감소 등으로 비이자부문도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는 2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며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관련 지표 등 펀더멘털 개선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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