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5월 1일부터 정유사별 공급가를 일주일단위로 공개한다. 다만 2011년 4월말까지 2년간 일몰제를 적용키로 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달 정유사들의 전량구매계약 시정조치 이행여부를 점검해 다음달께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2년 시행후 제도 유지여부 결정
1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정유사들의 공급가격 공개를 담은 '석유산업법 개정안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지난 13일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지경부는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각 사명을 공개하고, 일주일단위로 각 사별 평균 공급가격을 페트로넷에 공개하는 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규개위 측은 신설되는 규제인 만큼 2년간 일몰제를 적용해 2년뒤에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경부 관계자는 "주간평균가를 정유사별 기명으로 공개하는 원안대로 규제심사를 통과했다"며 "다만 신설되는 규제인 만큼 일몰제를 적용해 2년간 시행해보고 추후 계속 시행여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과도한 규제'라는 규개위 의견이 다소 반영된 것으로 석유산업법 개정안에 경쟁촉진과 가격 적정화를 위해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정유사의 가격을 공개하도록 못 박은 만큼 일몰제를 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유사들의 요구였던 A, B, C, D 등의 익명 표기나 최고가ㆍ최저가 공개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일몰제는 업계 요구사항이 아니지만 가격이 인하효과가 있는지 시간을 두고 지켜본 후 제도 유지여부를 결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석유산업법 개정안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대해 이미 법제처 심사를 병행한 만큼 16일 차관회의를 거쳐 다음주에 국무회의에 상정하고 내달 1일부터 차질없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잇따른 조치 가격인하 효과는
정부는 지난해 4월 주유소가격 공개, 같은 해 9월 폴사인제 폐지 등 기름값 인하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경쟁 격화와 가격인하 효과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정부는 5월부터 정유사별 공급가격을 기명으로 공개한다는 다소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유사는 공급가를 공개해도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적어도 주유소의 협상력 제고에 따른 경쟁 확대가 기대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4월부터 주유소 가격이 공개됐으며, 정유사 공급가가 공개될 경우 주유소 마진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이라며 "정유사는 주유소에 압력을 받게 되고, 소비자 압력은 정유사와 주유소 모두에게 다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중 정유사와 주유소간 전량구매계약 시정조치 이행계획을 점검, 다음달께 관련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지난 2월 4일 주유소 의사에 반해서 전량구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시정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60일간의 이행기간을 줬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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