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경제위기 극복과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금융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신동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한 금융협회장들은 14일 국회를 방문해 '금융개혁 및 위기극복 관련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위한 건의문'을 전달하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은행법·금융지주회사법·산업은행법·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한 법·자산관리공사법 등 5개 법안은 반드시 통과되야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자산관리공사법이 통과되면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이 마련된다"며 "이는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홍준표 원내대표는 "199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국은행법 개정을 미루는 바람에 외환위기 빨리 왔다"며 "금융개혁법안이 늦어지면 외환위기처럼 어려워질 수 있다"고 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2월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했는데도 딴소리한다"며 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금은 외환위기때 처럼 망해가는 곳에 공적자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 조처로 주는 것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자기규율을 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과의 절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홍 원내대표는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려고 대출을 해주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국은행이 시중에 돈을 푼 이유는 서민들을 지원하라는 것인데 은행들은 BIS비율만 맞추려고 하는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출절차도 너무 까다롭다"며 "금융관련 현안 법안들을 잘 처리할테니 은행권은 돈이 밑으로 내려가게 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면담에는 신동규 회장을 비롯해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 이상용 손해보험협회장, 김석원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 장형덕 여신금융협회장이 참석했다. 금융단체장들은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면담을 마친 뒤 김형오 국회의장과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면담하고 경제관련 법안 처리를 요청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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