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8일 “공공기관 CEO는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소명의식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71개 공공기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을 주재한 자리에서 “감사원이 아무리 감사를 세게 해도 빠져나갈 수 있고 감독기관에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 하는 소극적인 자세로는 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경제위기 극복과 관련, “나 자신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지만, 세계 여러 기관과 여러 나라가 우리의 대응조치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수출도 순조로운 것이 사실이자만 환율 문제나 원자재 값이 매우 내려갔기 때문에 어쩌면 거기에 편승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대비해야 하지만, 그중의 하나가 공공기관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공공기관 대표가 누구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국가적 목표에 대한 국가적 시대적 소명의식을 갖지 않고 안주하면 우리는 정말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여러분이 지나간 경험에 의존하면 발전할 수 없다. 시대가 바뀌었다. 다가올 시대는 더 많은 변화가 올 것”이라며 “여러분은 스스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 갖고 있는 조직의 당면한 문제를 여러분은 감출 수도 있다. 시간을 질질 끌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공기관이 노사문제가 순조롭지 않은 곳도 있는데, 공공기관만큼 안정된 직장이 어디 있나”고 반문하면서 “민간기업은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는 냉혹한 입장이다.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기 때문에CEO가 밤잠을 못 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은 부도가 날 염려나 그런 걱정이 없다”며 “그런 안정된 조건 위에서 개혁을 해야만 한다. 할 수 있다”고 독려했다.

아울러 “적절히 보고하고 듣고 가도 될 수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고 주문하고 “오늘 회의 후 여러분은 정말 제대로 해야 한다. 감사원은 일을 잘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실수한 사람은 격려하고 일을 소홀히 한 사람은 질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노사문화와 관련, “실망스러운 것은 노사문화에 있어 정부방침에 대항하고 내 신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반발한다는 것은 민간회사의 노조원보다 더 못한 것”이라며 “길거리에 나오고 반개혁적인 벽보를 부치고 그런 공직자는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 대통령은 WBC 야구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며 “일본에 최종적으로 지고 나를 만날 때까지 그 때까지 그 분을 못 삭이고 아쉬워하더라”며 “이러한 것이 나라를 생각하는 애국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정신이 오히려 공직자에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지시가 필요 없다. 여러분이 맡은 조직은 여러분이 스스로 개혁하고,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하다”며 “CEO가 과거의 특권을 버리고 새롭게 나가면 밑에서 따라오게 된다. 어깨에 힘 빼고 낮은 자세로 열정을 가지고 일해주면 조직이 따라올 것”이라고 솔선수범을 주문했다.

또한 “법안 통과에 어느 노조는 국회에 안 되게 하는 로비를 하는 조직도 있고 은근히 부추기는 CEO도 있다”며 “그런 정신으로 나라를 어떻게 하나. 대통령이 혼자 한다고 되는 세상이 아니다. 장관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