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자율형사립고도 지역내 선발...자립형 사립고는 전국단위 유지

내년부터 '기숙형 고등학교'에 다른 지역 학생들의 입학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외부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지나치게 많이 몰릴 경우 해당 지역 학생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입학 제한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공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 전국 최상위 성적으로 전남 장성고, 경남 거창고 등 '기숙형 고교'가 관심을 받으면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전국 각 지역의 수능성적이 공개된 이후 인천, 경남 등 일부 교육청을 중심으로 기숙형 고교 및 자율학교의 학생선발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상은 현재 전국단위 학생선발이 허용된 자율학교와 내년 3월 문을 여는 기숙형 공립고 82곳이다.

학생선발시 아예 전국 단위에서 모집을 할 수 없게 하거나 군 또는 시도 단위로 학생 선발 '쿼터'를 두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쿼터제는 학교가 위치한 해당 군 지역의 학생을 일정 비율 이상 뽑는 규정을 두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학교별로 학생선발에 '쿼터'를 둘 수 있는 근거가 없었으나 '교육감이 입학전형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내용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지난달 개정, 시행되면서 이러한 제한이 가능해졌다.

각 시도 교육청은 학생선발 제한 여부, 지역별 선발 비율 등을 6월말까지 확정한 뒤 올 하반기 실시되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학부모 학생들에게 공지할 계획이다.

다만 전남 광양제철고, 강원 민족사관고, 전북 상산고, 경북 포항제철고, 부산 해운대고, 울산 현대청운고 등 6곳의 자립형 사립고는 특수성을 감안해 전국단위 선발을 계속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다.

기숙형 고교의 전국단위 입학제한이 확정되면 전국에서 학생을 자유롭게 모집할 수 있는 학교는 자립형 사립고만 남게 된다. 2010학년도부터 외고 과학고 국제고 등 특목고와 내년 3월 개교하는 30곳의 '자율형 사립고'도 광역 시도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게 되기 때문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기숙형 고교, 특목고, 자율형 사립고들이 각자 지역 단위에서 학생을 선발하면 이번 수능성적 결과 발표에서 나타난 것처럼 전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특정 학교로 몰림으로 인해 해당 지역 성적이 높아지는 현상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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