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야외로 가족 나들이에 나선 A씨. 그는 집을 나서기 전에 휴대전화로 차량의 연료·엔진·브레이크 상태 등을 면밀히 체크한 후 터치화면을 클릭해 시동을 건다.
시동이 걸린 차량은 날씨·도로 정보를 다운로드해 내부 온도 및 시트를 자동 조절하고, A씨 가족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으로 최적화 세팅을 시작한다.
A씨가 차량에 탑승하면, 운전패턴 분석을 통해 연료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코드라이빙’ 모드로 전환된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동차를 원격 제어하는 ‘꿈의 자동차’ 시대가 본격화된다.
영화 속 먼 미래로 여겨졌던 상상이 모바일 기술과 자동차 산업의 융합으로 현실화되는 셈이다.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동차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 (Mobile in Vehicle(이하 MIV))을 중국 상하이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SKT가 내놓은 '모바일 텔레매틱스(MIV)'는 길안내·위치정보는 물론 휴대전화를 통해 자동차 원격 진단·제어와 함께 각종 모바일 연동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이다.

단순히 자동차와 이동통신망을 결합해 길안내 혹은 위치정보와 데이터통신 등을 제공했던 기존 텔레매틱스 서비스에서 한단계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구현된 기능은 ▲차량 진단제어서비스 ▲안전보안 서비스 ▲길안내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등 4개 분야 서비스다.

또 ▲엔진·브레이크 등 구동장치의 이상유무 및 유류정보를 확인하고, 도어·트렁크·전조·후미등 등 각종 부속을 감시·제어할 수 있는 ‘차량 진단제어서비스’ ▲차량 감시 및 도난추적을 할 수 있는 ‘안전보안 서비스’,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전송 받아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길을 찾아주는 ‘길안내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의 무선망(WCDMA·WLAN·블루투스)을 통해 모바일·자동차간 콘텐츠 연동이 가능해 ▲휴대전화에 저장된 음악·동영상을 차량에 별도로 다운로드할 필요 없이 차량AV를 통해 재생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추가됐다.

SKT는 지난해 6월 이동통신을 이용해 자동차를 원격 제어·감시할 수 있는 '자바 기반 모바일 텔레매틱스 기술(Telematics API For Java ME)'을 자바 기술협회(JCP)로부터 전세계 표준 기술로 승인 받은 이후, ICT(정보통신기술)와 자동차 간의 컨버전스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왔다.

이번에 공개한 'MIV'는 SKT가 전세계 표준 기술을 세계 최초로 완성차에 구현, 휴대전화와 연동된 서비스를 시연할 수 있어 중국 내에서 뿐 만 아니라 전세계 텔레매틱스 산업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ICT산업과 자동차산업이 연계된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시장규모는 오는 2010년 154억 달러(약 20조원)규모로 예상되며, 이번에 시연된 서비스가 기술 리더십 확보와 함께 글로벌 신규시장 개척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SKT는 전했다.

SKT는 완성차에 탑재할 수 있는 양산형 'MIV'를 연내 상용화해 본격적인 시장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또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이동통신 컨버전스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SKT는 운전자의 습관·신체 조건 등에 따라 최적의 운전환경을 만들어주는 '개인화 서비스', 차량 구동장치의 효율적 운영으로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는 '에코드라이빙 시스템', 주변 차량과의 '무선네트워킹' 등의 기술개발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홍성철 SK텔레콤 NI사업부문장은 “1년간의 개발을 거쳐 모바일 텔레매틱스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필요한 노하우와 역량을 축적했다”며 “이통기술·플랫폼·콘텐츠를 모두 제공하는 패키지 방식의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스마트폰 뿐 만 아니라 일반폰에서도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계 어느 자동차와도 호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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