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남이 17번홀에서 아이언으로 티 샷을 하고 있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사실 게을렀어요"

'무관의 제왕' 강경남(26ㆍ삼화저축은행)이 23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골프장(파72ㆍ6721m)에서 개막한 유러피언(EPGA)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총상금 210만 유로) 1라운드에서 6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권에 진입한 뒤 "자만심을 접고 열심히 연습했더니 다들 눈빛이 달라졌다는데 진짜예요?"라며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강경남은 2005년 신인왕에 이어 2006년 곧바로 상금왕에 등극하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던 선수. 강경남은 2007년에도 3승을 수확하며 공동 다승왕에 등극해 '이름값'을 했다. 강경남은 그러나 지난해에는 목디스크가 재발하면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강경남은 "사실 내가 최고라는 자만심이 있었다"면서 "지난해에는 부상을 핑계로 연습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강경남은 이어 "하지만 올해는 마음을 다잡았고, 2006년과 2007년 등 샷 감각이 좋았을 때의 스윙메커니즘이 살아나고 있다"면서 "대회 때 마다 트레이너를 동반해 목 디스크 치료를 받아 이제는 통증도 줄고 비거리도 되찾았다"고 자신했다.

10번홀(파5) 이글에 버디 5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친 강경남은 일부 선수들의 경기가 계속되고 있는 오후 4시 현재 선두 마크 브라운(뉴질랜드)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강경남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주문을 걸고 있다"면서 "오늘처럼 숏 게임만 유지된다면 최종일까지 우승경쟁에 가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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