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IT수요부진이라는 대외적인 경영 악재 속에서도 1분기 영업이익 1500억원의 '호실적'으로 한 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휴대폰'의 분전때문이다. 반도체와 LCD가 끝없는 불황과 글로벌 업체간의 '치킨게임'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한 사이 휴대폰은 이들 사업부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흑자전환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 서프라이즈 '일등 공신'은 휴대폰= 1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휴대폰이다. 휴대폰이 포함된 정보통신부문은 1분기(본사기준) 매출 8조600억원, 영업이익 9400억원을 기록, 다른 사업부에 비해 월등한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률도 11%에 달한다. 휴대폰은 시장의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중고가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사상 최대의 시장점유율 달성과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률을 달성했다.

이처럼 삼성 휴대폰이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빠른 시장 대응력' 때문이라는 평가다. 예컨데, 예컨데, 터치스크린폰에 대한 수요 확대가 감지되자 발빠르게 대응해 제품 라인업을 확보, 터치폰 시장을 이끌어가는 식이다.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운 것도 삼성 휴대폰의 성장 비결 중 하나다.

'트리플 20(LCD TV 판매량 2000만대, LCD TV 수량기준 점유율 20%, TV 전체 매출 200억불)'을 달성한 TV를 포함한 디지털미디어(DM) 사업의 선전도 1분기 실적 향상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 반도체· LCD, 바닥 다졌나?= 반도체와 LCD는 전분기 수준의 적자를 보였지만, 주요 제품들의 시황이 바닥을 형성하고, 경기 침체와 함께 수요가 줄어든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부문은 1분기(본사기준) 매출 3조7400억원과 영업손실 6700억원을 기록, 전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날 같이 실적을 발표한 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손실 규모(5150억원)보다 크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D램 시장의 저조한 시황이 이어진 탓이다. 하지만 주요 경쟁업체들이 1분기 큰 폭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경쟁사와의 점유율 격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LCD사업부 역시 1분기 영업손실(본사기준) 3100억원을 기록, 2분기째 적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수요 침체 속에서 가동률 저하와 판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을 감안하면 선전했다. 앞서 발표한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4115억원이었다. 특히 반도체와 LCD는 2분기 이후 각국의 소비진작 정책과 이에 따른 수요 증가, 시황 개선 등이 점쳐지면서 휴대폰과 함께 향후 실적 향상을 견인할 '삼각편대'로써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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