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향 숲에서 일어난 산불이 소나무를 태우며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산불은 남향 숲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산림청에 따르면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팀이 2007년부터 일어난 산불 84건의 발화지, 확산형태, 기상상태, 산림구성을 현지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산불 중 약 70%는 남향 숲에서 일어나 서풍 영향을 받아 북·동쪽으로 확산되고 발화지에서 100m 이내 지점에서 수관화로 번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숲 가꾸기가 이뤄지지 않은 산림에선 나무들이 빽빽하게 심어져 있어 산불이 나자마자 곧바로 번져 산불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향이 북향보다 상대적으로 일사량이 많아 낙엽 등 가연물질이 더욱 메말라 작은 불씨에도 산불로 이어지는 까닭이다.

산불 확산방향을 결정하는데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바람은 산불 때 약 74%가 서풍계열의 바람(북서풍~남서풍)이 불어 남쪽에서 일어난 산불의 66%가 지형 경사의 영향을 받아 북· 동쪽으로 번져나갔다.

이는 산불이 난 곳에서 북쪽과 동쪽에 있는 주민은 빨리 피해야 하고 주요 시설에 대해선 사전조치가 따라야 함을 말해준다.

아울러 전체 산불 중 64%가 발화지점에서부터 평균 100m 근방에서 번지는 속도가 빠르고 사람이 끄기 힘든 수관화로 발전했다.

따라서 산불이 수관화로 발달되기 전 100m안에서 빨리 꺼져야 대형화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숲 가꾸기가 안 된 소나무 숲에서의 산불은 발화지 20m 안에서 곧바로 수관화로 번져 산불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이병두 박사는 “남향의 산림에선 사소한 불씨 하나가 산불로 번질 수 있어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면서 “문화재 등 주요 시설을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선 숲 가꾸기를 통해 산불에 강한 산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