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기획비서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 조카사위 연철호씨의 아버지가 금융업체 감사로 취업하는 데 힘을 써줬다는 진술이 나왔다.

'세종증권 매각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규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노건평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노씨의 사돈 연모씨는 금융업체 Y사 근무 배경 등에 대한 검찰 심문에 "(정 전 비서관이)힘을 써줘서 Y사에 감사로 취직했다"고 설명했다.

연씨는 정 전 비서관이 취업에 도움을 준 게 건평씨와 어떤 관계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무 관련이 없다"며 이같이 밝히고 "어떤 식으로 힘을 써줬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은행원으로 일하던 연씨는 지난 2005~2006년 Y사에 취업해 감사로 재직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연씨가 정화삼씨 소개로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을 수차례 만난 사실이 주식 매입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매입 경위 등을 캐물었으나 연씨는 단순한 '단타매매'였다고 주장했다.

연씨는 지난 2005년 세종증권 주식 21만주를 사고 팔아 시세 차익 5억원 가량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노건평씨를 상대로 지난 2003년 박 회장이 운영하는 정산개발이 발주한 골프장 진입로 공사를 노씨가 실제 대표인 정원토건이 따낸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노씨는 "처음 23억여원이었던 공사비가 두 달 만에 34억원으로 증액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찰 질문에 "어려운 공사라 추가 증액사유가 발생했다"고 진술했다.

또, 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별다른 이유 없이 노씨가 공사비를 7억원 정도 올려달라고 부탁해 통 크게 10억원 정도 올려줬다'고 진술했다"고 따져묻자 "(사실 인식에)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노씨는 2006년 홍 사장으로부터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정 회장에게 청탁해달라며 정 씨 형제와 공모해 29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이밖에 정원토건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15억원 횡령 및 부가가치세ㆍ법인세 3억8000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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