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0일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정부가 하는 일은 그동안 금융기관이 저지른 일을 뒷바라지하는 것"이라며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소극적이거나 책임지지 않으려는 자세를 보여서는 안된다"고 금융기관을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소극적이고 단기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정부의 구조조정 책임자들이 몸을 던지는 희생정신과 역사적 인식을 갖고 오직 결과로 평가받겠다는 자세로 일해달라"고 당부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아직 글로벌 경제위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경제지표가 다소 개선되고 외국 금융기관들이 긍정평가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조금 버티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옥석이 가려서 구조조정을 할 기업들이 빨리 구조조정돼야 건실한 기업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판단이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애정은 갖되 냉철한 판단으로 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한계기업의 정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든 정치성은 철저히 배제돼야한다"며 "지역연고와 같은 정치적 요인이 개입돼서는 안된다"고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밝혔다.

아울러 "우리 경제에 대한 일부 긍정적 전망과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다소 경계를 늦추는 조짐도 있다"고 거듭 우려하고 "아직은 위기상황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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