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돼지 인플루엔자(SI)의 과학적 실체와 대응방안' 행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국내 돼지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돼지인플루엔자(SI) 바이러스'는 유전적 특성상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현재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돼지인플루엔자(SI)는 각국의 방역 수준과 바이러스 독성 등으로 볼 때 기존 대유행(pandemic) 인플루엔자와는 다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과학기자협회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30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돼지 인플루엔자(SI)의 과학적 실체와 대응방안'에 대한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지나친 공포심을 경계하면서도 신종 바이러스 발생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철중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는 '신종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적 특성과 국내 현황'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국내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돼지 인플루엔자(SI) 바이러스는 저병원성으로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돼지를 통해 SI에 감염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이어서 김 교수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는 SI 바이러스는 사람과 돼지, 조류의 바이러스가 섞여 있는 변종으로 그 특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다만 이 변종 SI에 감염된 사람을 통한 전파는 알려진대로 위험한 상태다"고 강조했다.

김철중 교수는 이어서 "현재 멕시코에서 발병이 시작된 SI 바이러스는 수십년간 변이를 거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와 만나 고병원성이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상태로는 우리나라에서 고병원성 SI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지만 위험성은 늘 상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주제발표 후 열린 토론회에서 이영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과거 사스나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사망률과 비교하면 현재 SI는 전염 속도는 빠르지만 치사율은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도 "돼지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려면 여러가지 변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국내에 있는 SI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의 희박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재홍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AI와 SI의 다른 점은 사람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 주로 선진국에서 퍼지고 있어 어느 정도 통제가 되지만 저개발국가로 전파돼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도 부정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승철 삼성의료원 고문은 "현재 SI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는 예방 효과는 없다"며 "타미플루를 미리 복용할 필요는 없으며 SI로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하면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고문은 이어서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며 국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것"이라며 "개인들은 SI에 대비해 손을 가능한 한 자주 씻는 등 위생에 주의하고 충분한 휴식으로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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