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다자화기금에 192억달러를 부담키로 했다. 이는 증액된 1200억 달러 중 16%에 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분율에 맞게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어서 국내 외환보유고에는 당장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도 각각 32%에 해당하는 384억달러를 내기로 했다. 나머지 20%인 240억달러는 아세안 10개국이 각각 분담한다.

CMI기금은 크레딧라인만 설정하는 것으로 일종의 마이너스통장과 같은 셈이다. 즉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부담하는 것이어서 당장 외환보유고 변동에는 영향이 없는 것이다.

아세안(ASEAN)+3 각국은 지난 2월 CMI 기금을 종전 800억달러에서 1200억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한 바 있었다. 이후 한·중·일이 분담해야하는 960억달러에 대해 3국간 분담비율을 정하지 못해오다 이번 3국 장관회의에서 분담규모를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중·일 3국간 분담비율은 20:40:40이다.

분담률은 3국간 국내총생산(GDP),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해 결정됐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중일 3국간 GDP, 외환보유액 등 경제규모를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나름대로 기여해야할 책임이 있다. 오늘의 합의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존중받고 있다는 의미며 그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세안+3 국가 재무장관들은 이날 오후 회의를 통해 CMI 다자화 논의를 완료할 예정이다. 우선 한·중·일 3국 장관들은 CMI 다자화의 성공을 위해 역내 경제감시기능 강화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가급적 조기에 독립적인 역내경제감시기구를 설립하기 위해 협력키로 했다.

또한 역내채권투자기구(CGIM) 설립에도 합의할 계획이다. CGIM은 아시아 채권시장 발전을 위해 역내에서 발행된 채권에 대한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기구다. CGIM은 우선 5억달러 규모로 아시아개발은행(ADB) 산하 독립펀드 형태로 두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오는 4일~5일 제42차 연차총회를 열고 역내국가의 금융위기 극복과 장기성장을 돕기 위한 30억달러 규모의 기금조성을 승인할 예정이다. 또한 ADB의 자본금을 500억달러에서 1500억달러로 증액키로 한 기존합의에 대한 후속 논의도 진행된다.

윤 장관은 4일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ADB의 자본증액과 역할증대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발리 =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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