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과천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통해 "최근 물가가 농축수산물의 공급 애로 등으로 인해 3~4개월 연속으로 미세하게나마 상승해 다소 걱정이었으나, 다행히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세를 보이고 있고, 또 5월 이후엔 환율 하락 등 또한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주부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각종 에너지 요금의 경우 상승 요인이 잠복해 있다"고 지적하면서 "관계 부처는 물가동향을 면밀히 점검해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3%내외 수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과 관련, "신규 취업자 감소폭이 줄고, 실업자 수도 당초 예상했던 100만명에 못 미치는 등 그동안 악화돼온 고용사정이 일단 진정세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 내용을 보면 실제 고용사정은 크게 나아진 게 아니다"며 이른바 '경기 바닥론'에 대한 경계의 뜻을 재차 나타냈다.

윤 장관은 "(이번 지표에선) 제조업,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의 일자리가 줄어든 대신 주로 공공부문에서 예산의 조기집행 관련한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 고용지표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은 잠재된 불안 요인이 많다"며 "5월 이후에도 ‘거시경제 변수의 안정적 운용’이란 기조 하에 일자리 안정에 정책의 최우선을 두고 추가경정예산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윤 장관은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확정된 추경이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하는 게 우리 모두의 시급한 과제"라며 "사회복지 관련 전달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각 부처에선 예산 낭비나 누수가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지난 주 한`중`일 재무장관회의와 ‘아세안(ASEAN)+3’ 재무장관회의, 그리고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과 관련,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기금 조성에 중국, 일본의 절반 수준인 16%를 분담키로 하면서 실질적인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으며, “앞으로 국제통화기금(IMF) 분담금 확대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민은행이 최근 정부의 지급보증 없이도 10억달러 상당의 '커버드본드(covered bond)' 해외 발행에 성공한 사실을 들어 "이는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지면서 외화 조달 여건도 개선됐음을 뜻한다"며 “앞으로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보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로 자금조달 등 자구노력을 전개해 나간다면, 재정 부담을 줄이고 위기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커버드 본드'란 대출채권 또는 카드채권 등의 담보에 더해 은행의 자체신용을 추가 담보로 제공함으로써 신용도를 높이는 유동화 증권을 말한다.

이어 윤 장관은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 인플루엔자’로 인해 국내에서도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외국처럼 지역적인 확산으로 연결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그러나 해외 여행자 등을 통한 감염 및 확산 우려가 여전한 만큼 입국자 검역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과 치료제 비축, 가축 방역 등의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관계 부처에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농업 투융자 성과 및 개선방향’ ‘남해안 투자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고 재정부가 전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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