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외국인 투자자가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 합병안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증권가는 외국인 투자자의 중립적 의사 태도가 올 초와 같은 '합병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주식 3만3231주(지분 0.0379%)를 보유하고 있는 JP모건자산운용은 현대오토넷권과의 합병을 위해 열리는 이번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공시했다. 의결권 불행사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는 게 JP모건측 설명이다.

이는 주총 후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 이하로 폭락할 경우를 대비해 내린 결정으로 해석된다. 주총에서 의결권 불행사표를 던진 기관투자가들은 합병이 의결된 후 추후 반대의사 표시만으로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획득할 수 있다.

이에 앞서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 현대오토넷에 대한 첫 합병시도를 했다가 2조8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주식매수청구대금의 부담 때문에 철회했다. 당시 주가가 매수청구가격(8만3019원)보다 낮은 7만원대 초반에 머물면서 합병 반대를 표명한 주주는 물론 의결권 불행사표를 던진 주주들도 대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JP모건이 실제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가격은 각각 7만9190원, 3325원. 이는 현 주가(14일 종가) 보다 각각 33.86%, 28.72%씩 높다. 돌발악재에 주가가 폭락하지 않는 한 두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주식매수청구를 할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JP모건이 의결권을 불행사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혹시 주가가 폭락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며 "올해 초와 달리 양사의 합병은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 지분 0.43%를 보유한 하나UBS자산운용을 비롯해 삼성생명(지분 0.338%), 알리안츠생명(0.2%), 신영자산운용(0.09%) 등은 찬성 의결권을 행사키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2일 주총을 거쳐 다음달 25일을 기준으로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총 직후인 23일부터 6월11일까지가 주식매수청구 기간이다. 합병안건 승인 후 양사 주주들의 주식매수 청구로 인해 지급하여야 할 주식매수청구 대금이 총 3000억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