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부실 대기업들이 팔기 아까운 기업부터 먼저 팔아야된다며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재차 촉구했다. 대우사태를 언급하며 '그룹 해체'란 단어도 사용했다.

김 원장은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헤럴드포럼에서 "위기를 확실히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유동성 악화 우려가 있는 대기업그룹은 5월말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해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유도해 나갈 것"이라며 "개별 대기업도 엄격한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되면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특히 "대우그룹도 미리미리 준비했다면 그룹이 해체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모두 건지려고 하다가 전부를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며 아까운 기업부터 먼저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중소기업 지원도 종전의 양적 확대에 치중하기 보다 질적 관리를 통해 선별적 지원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옥석을 가려야한다는 의미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흑자도산 위험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금융지원은 지속해 나가되, 은행 대출자산의 건전성도 함께 고려하는 균형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