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메리츠화재 상대 RG보험금 지급 소송검토
메리츠, 신한측 계약서에 불충실 등 법적대응 '맞불'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과 보험사가 RG(선수금환급보증보험)보험을 놓고 관련업계 최초로 법적 분쟁까지 치닫게 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감독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진세조선에 RG(선수금 환증보증)를 발급해준 신한은행은 이번주중으로 RG보험사인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보증금 지급을 요구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진세조선이 (선박건조) 납기일을 못지켜 신한은행이 선수금을 돌려주고 대신 RG보험 가입 보험사인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을 요구해왔다"며 "이 문제를 논의해왔으나 무산돼 결국 소송까지 가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세조선은 지난 2007년 3월 노르웨이 선주사인 '송가'에서 배를 수주했고, 선수금으로 2080만달러를 지급받았다.

이어 신한은행에 송가측에 RG를 발급해달라고 요청했고, RG를 발급한 신한은행은 만약을 대비해 메리츠화재에 RG보험을 가입했다.

보편적으로 선박 수주 과정에서 선주사는 선수금을 지급하면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RG를 요구하며, 이에 따라 RG를 발급한 은행은 보험사에 RG보험을 가입하고 보험사는 재보험에 또 다시 가입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11월까지 진세조선이 선박 납기일을 못지키자 선주사인 송가측이 RG 보증을 서준 신한은행에 선수금 반환을 요청, 이에 신한은행은 선수금을 반환한 뒤 RG보험을 가입한 메리츠화재에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측은 진세조선이 지난 2월께 송가측에 중재신청을 냈기 때문에 선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나 신한은행이 국제금융 신인도 하락을 우려해 임의적으로 지급한 것은 계약내용을 위반한 것이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진세조선이 중재신청을 냈기 때문에 계약서상으로 선수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돼 있으나 신한측이 임의적으로 지급한 후 보험금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계약서 내용을 충실히 따르지 않은 것이며, 법적 결정이 내려지면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이 명확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RG 분쟁에 적지않은 은행과 보험사들이 속출할 경우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재보험 계약 이상여부 등 조선 구조조정뿐 아니라 금융권의 불확실성도 가중시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김양규 기자 kyk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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