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추락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안전하긴 이르다.'

19일 취임 100일을 맞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경제지표 급락세를 겨우 진정시켰을 뿐"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다시 신발끈을 조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윤장관은 최근 조기 경기회복론을 경계하며 "지금이야말로 다시 신발끈을 조이고 고개를 들어 멀리 목표를 확인하고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야박하게 들리겠지만 국민이 보기에 우리는 지표의 급락을 겨우 진정시켰을 뿐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현재의 경제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볼 것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실물경제가 여전히 침체의 늪에 빠지고 서민들의 고통도 여전한 점을 직시하며 "그렇다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한 게 없는 셈"이라고 경제살리기에 매진할 것으로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정책이 지표 진정을 넘어 일자리와 사회안전망과 소비로 나타나도록 해서 축적된 부가 국민에게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경재 해법도 소개했다.

또한, "현장과 호흡하고 상황을 장악하고 핵심에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윤 장관은 경기회복을 위해 주야로 노력하는 직원들에게 '선병자의(先病者醫)'라는 말로 독려했다. 선병자의는 먼저 병을 앓아본 사람이 의사라는 의미로, 먼저 경험한 사람이 그 경험을 나침반 삼아 남을 인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한강의 기적이 여러분 선배들의 영광인 것처럼 지금 그려 나가는 항해지도는 온전히 여러분의 몫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글로벌 위기 극복이라는 비상한 과제를 안고 취임한 지 100일 동안 우리는 마치 싸움소처럼 달리면서 동시에 판단하고 매뉴얼 없이 싸워왔다"고 회고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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