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현재 시중의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제대로 흘러들어 가지 못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조짐은 없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정 조기집행 등 확장적 정책으로 인해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리고 있지만, 아직 신용경색은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다"며 "일부 지역에서 4월 들어 주택시장이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 보여 '과잉' 보도가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자금 흐름을 보면 아직 그런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윤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유동성 과잉에 따른 '자산 버블' 등의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긴 하나, 아직은 뚜렷한 경기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정책 당국이 개입할 단계는 아니란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지금은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들어가 민간의 성장동력을 일으키도록 노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 "정부는 유동성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은 자금중개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는데 총력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장관은 “아직은 확장적 정책 기조를 변경할 때도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윤 장관은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 지역 외엔 현재로선 새롭게 투기지역을 지정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그는 금리를 현 수준에 유지하는 게 좋겠냐는 질문에 "그런 정도의 인식을 (한국은행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물가 상승도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낙관했다.

원-달러 환율 상황과 관련해선 “그동안 지속된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에 기인해 외환시장에 외화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출기업들은 채산성이 다소 불리해질 수 있지만, 환율은 한 방향으로만 흐를 순 없다. 오르면 오르는대로, 또 내리면 내리는대로 나름 의미가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어느 한 방향으로 환율의 ‘쏠림’ 현상이 심하거나 할 경우엔 ‘스무드 오퍼레이션(smooth operation, 미세 조정)’ 정도의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이상 환율에 대해 외환당국이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건 자제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장관은 “경기하강 속도가 다소 완화되고 있고, 해외에서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얘기를 많이 하는데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면서도 “올 하반기에 추가경정예산이 효과적으로 집행되고 (경기회복을 위한) 노력이 가시화돼 내년 초쯤 경기회복이 시작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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